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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2009.06.08 벡범일지
유감스럽게도
현재 아버지께서 뇌종양으로 투병중이시다.
휴대의 간편함 때문에 누군가가 텍스트파일로 만들어 놓은
어둠의 책을 읽게 된다.. 그러나 그 내용까지 어둠은 아니었다.
마냥 소설만을 읽고싶지는 않아서
백범일지를 드디어 한번 보자는 심산으로 폰에 넣었는데
그 내용은 정말 신선하고 좋았다.
그 시대 우리나라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가 하는 정보는 사실,
일제시대에는 다들 궁핍하고 억눌려 살았다... 이정도가 국사시간에 나올 뿐인데..
문체에서 풍기는 모양을 봐선 지금의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듯 하다.
내가 특히 인상깊게 본 것은,
김구선생은, 생각하는 바를 이룸에 있어 거침이 없었다는 것이고,
또한 그 비범한 아들을 둔 비범한 어머니 또한 계셨다는 것이다.
그 어머니는 비록 자신의 아들이 주석으로 있던 정부의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였으나,
그 아들은 보았다.
그리고 아무것도 아니게 된 상태로 다시 오고,
제거당하고 말았다.
김구선생의 저서 백범일지의 별책부록격인 '나의 소원' 에서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문단은
"나는 어떠한 의미로 독재정치를 배격한다. 나는 우리 동포를 향하여서 부르짖는다. 결코 결코 독재정치가 아니되도록 조심하라고, 우리 동초 각 개인이 십분의 언론 자유를 누려서 국민 전체의 의견대로 되는 정치를 하는 나라를 건설하자고, 일부 당파나 어떠한 계급의 철학으로 다른 다수를 강제함이 없고, 또 현재의 우리들의 이론으로 우리 자손의 사상과 신앙의 자유를 속박함이 없는 나라, 천지와 같이 넓고 자유로운 나라, 그러면서도 사랑의 덕과 법의 질서가 우주 자연의 법칙과 같이 준수되는 나라가 되도록 우리나라를 건설하자고."
이 말이 왜 이리 와 닿을까. 어쩜 이렇게 우리는 백여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세상에서 살수밖에 없을까.. 그건 누구탓일까.. 곰곰이 생각하지만, 도무지 나 말고는 그 책임을 질 사람은 없다.
각 개인이 십분의 언론 자유를 누리고, 특정 종교와, 학교, 파벌의 철학으로 다수 국민을 휘두르지 않음으로서, 우리들의 이론과 사상으로 자유롭게 살면서도 법이 존중되는 나라... 는 아직도 멀었다.
불법다운받아서 본 주제에 이런말하기는 그렇지만,
굉장히 이 책을 보고 난 후에 기분이 나빠졌다.
암튼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다.
누군가의 성공에만 목매달게 된 현재의 독서풍향과는 좀 맞지 않는
어찌보면 '실패한 독립운동'의 일기형식이지만,
왠지모르게 그와 내가 같이 실패한것만같은 동류의식 또한 퐁퐁퐁 솟아나기도 한다.
p.s. 이 책을 읽고 난 후, 김구선생을 다음에서 검색해보니, '사회운동가' 였나.. '시민운동가'였나.. 아무튼 이런식으로 표현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. 그래. 나야 이제 3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으니, 이게 거짓임을 알지만, 이제 갓 우리역사를 배우는 어린 친구들이 이를 본다면 도대체 내가 연금받아먹을즈음 되었을 때 이 나라에서 한글을 쓸 수 있을까..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. 김구선생이 독립운동가인건, 역사가 아는 진실인데 그것마저 왜곡하려고 하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다. 언젠가는 백범일지도 불온서적 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.. 그래서 미리 읽어뒀다.
p.s. 2. 위의 추신글 보고 흥분하기 없깁니다. ㅋㅋ 그 어떤 의도도 없는 그냥 주저리임.